[책마을] 동양과 서양은 도시를 그리는 법부터 달랐다

입력 2023-01-20 16:26   수정 2023-01-21 01:08

유럽 최초의 도시 그림은 14세기 이탈리아 화가 암부로조 로렌체티가 그린 프레스코 벽화 ‘좋은 정부의 도시’다. 중세 중심도시였던 시에나의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묘사했다. 한쪽 벽은 좋은 정부가 만들어낸 평화로운 거리와 사람들의 풍경, 다른 쪽은 나쁜 정부가 만든 쇠락하고 허물어진 거리를 담았다. 이탈리아 도시공동체의 현실과 이들이 꿈꾸던 이상이 모두 이 그림에 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예술품’인 도시의 모습을 그렸다. 크고 작은 건물부터 성벽, 다리, 하천 등 복잡한 모습을 묘사하려면 엄청난 수고가 필요했다. 도시 전체를 묘사하기 위해서는 높은 곳에 올라가고, 일일이 건물과 장소를 스케치하며 수년간의 노력을 투입해야 했다. <도시의 만화경>은 12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동서양에서 그려진 보물 같은 도시 그림 15개를 소개한다.

저자인 손세관 중앙대 건축학부 명예교수는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 도시 그림을 통해 로마, 카이펑, 이스파한, 교토 등 역사적 도시의 모습과 시민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서양에서는 도시를 홍보할 목적으로 시내가 한눈에 들여다보이는 그림을 주로 그렸다.

동양에는 시가지 모습뿐만 아니라 시민의 일상생활까지 생생하게 담은 도시 풍속화가 더 많았다.

19세기 초반 한양 도성 밖 풍경을 그린 ‘경기감영도’와 궁궐의 모습을 담은 ‘동궐도’는 조선 후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건물을 앉히고 남은 여백을 진경산수화로 채워 넣었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뒤섞인 모습을 통해 사대부, 상인, 서민들이 섞여 살던 그 당시 사회상을 알 수 있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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